가입하셔야 댓글을 쓰실 수 있습니다.죄송합니다.
스팸댓글 올리는놈 천벌받으라..

  
원망 할 사람이 필요해
 2010년 12월02일 ( )  부루넷의 일기  VIEW : 702
1269830733215_1.jpg (98.6 KB), Down : 20


살다보면 예기치 않은 나쁜 상황에 빠지기도 한다.
운이 없다거나 교묘하게 1초라도 시간이 달랐으면 벌어지지 않았을 사고나 평생을 가지고 가야 할 문제점이 발생했을 때.
그 답답하고 절박하고 미칠것 같은 기분을 스스로 풀어줘야 하는데 그 대상이 없을 때....사람은 원망 할 대상을 찾는가 보다.

남편이 제자들을 데리고 스키장에 갔다가 난척하고 점프하던 어떤 녀석이 남편의 어깨를 치고 넘어지는 바람에 남편은 어깨관절과 이어지는 상완골에 골절상을 입었다.
보호자로 데려온 제자들이 지켜보고 있었고 넘어졌다는 수치심에 남편은 어깨가 부러진 줄도 모르고 가해자를 그냥 보냈는데,그 부상으로 인해 2년 가까이 각종 치료와 후유증으로 고생해야했다. 그에 따른 비용도 엄청나게 지불해야 했다.

남편은 그 치고 달아난 녀석을 기억 못했다. 야간이었고 워낙 빠른 시간이었고 오랜시간이 지났기 때문에..
그냥 돌려보낸 남편에게 실수가 있었지만,남편은 치고 달아난 녀석도 책임져야 했던 제자들도  그날도 스키도 다 원망스러웠다고 했다.

어떤이는 수십년지기 친구들과 여행을 갔다가 평소에 좋지 않았던 발목을 접질러서 더 나빠지고 수술까지 하게 되었으며 결국 편하게 걷지 못하고 좋아하던 운동도 그만두게 되었다. 친구들과도 연락을 끊었으며 표정조차 달라졌다.
말하지는 않았지만 그는 그날의 일과 원망할 수 없지만 원망스러운 친구들이 미웠는지도 모르겠다.

좀 더 극단적인 예를 들어..
아이에게 평생을 가지고 가야 할 장애가 있다는 것을 인지할 무렵,우리는 정말 바쁜 시간에 쫒기는 30대였다.
아이들은 어렸고 우리는 바빳다. 그리고 처음 겪는 이런 상황이 못견디게 괴롭고 절망스러웠다.
엄마들은 아이가 감기에 걸려도 모기에 물려도 넘어지거나 화상을 입어도 아이를 돌보지 못한 죄를 짊어진다.

타고난 장애조차 품고 있던 모체에 그 죄가 오게 될 줄은 몰랐다. 당연 한 듯,그 책임을 나에게 돌리는 주변 사람들이 너무나 밉고 원망스러웠다. 혹시 생후 6주때 교회에 데려갔다가 뇌막염이 옮아와서 그렇게 된 것은 아닌지...
기침을 해대며 아기가 예쁘다고 다가오던 그 꼬마도 원망스러웠다.
게다가 힘을 나누어주고 함께 이겨나가야 했던 남편도 아이의 장애를 엄마의 책임으로 돌렸다.

남편만큼 절망스럽지는 않았다. 정상아였어도 장애가 있어도 심지어 팔다리가 없다고 해도 내 자식이고 난 책임을 져야 했을 테니까..
단지 괴로운 나를 더 괴롭히는 남편이 미웠고 이런 스트레스와 과로를 혼자서는 견딜 수 없었다. 벗어나야만 생존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결혼후 이혼을 심각하게 고민하는 시기가 온다고하지만 우리는 그때가 위기였다.

차츰 남편은 날 원망하기를 그만두었다.
그리고 그때의 일들에 대해 내게 사과했다.
그때의 일들을 극복하고 함께 힘을 합쳐 살아가는 중이지만 그때의 일을 돌이켜보면 아직도 가슴이 아리고 목이 매인다.

나또한 어린시절 철없이 덤비며 결혼했던 나 자신을 후회하고 원하는 여성상을 나에게 강요하며 괴롭히는 바람에 헤어지게 된 첫사랑을 원망했고,그 녀석을 만나게 되었던 대학시절의 여행과 과친구들도 원망스러웠고,그 이전에 날 따라다니며 억지로 싫은 남자친구를 사귀게 된 계기를 만들어준 친구도 원망스러웠다.
모든것의 원인을 찾아 들어가자니 한이 없었다.
나비효과의 주인공처럼 태어난 그날을 원망해야 했는지도 모르겠다.

끊임없이 스스로를 위로해야 했다.
내 탓이 아니야. 그 사람 탓도 아니야. 그 누구의 잘못도 아니지..그냥 그렇게 벌어진 일이고 나는 현명하게 풀어나가야 해.
원망은 하지말자. 그런건 앞으로 나가야 할 내 발목을 잡는 걸림돌일 뿐이야.

쓸데없는 원망은 그만두자. 대학때 심하게 싸워서 그덕에 평판이 좋았던 주변인들에게 새로운 모습까지 보이게 한 그뇬을 원망해봤자 뭐가 달라지는가...
생활비 반을 털어 티셔츠를 사든,방값을 빼서 여행을 다니든,굶어도 명품가방을 들고 다니든...나와 삶의 방식이 다르고 추구하는 삶이 달랐을 뿐,극악 무도 한 인간은 아니지않는가..


(하지만 뒤끝 쩌는 나는 2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그녀가 싫다.같이 싸워놓고 혼자서 피해자인척하고 다녔으니..흥..ㅡ.ㅡ)
 LIST   
  My-Gene 문 닫습니다.  
287 { 2012년 01월18일 :: }   평생   860
286 { 2011년 10월26일 :: }   고양이와의 대화   709
285 { 2011년 10월07일 :: }   돌이킬 수 없는   826
284 { 2011년 09월18일 :: }   생일   513
283 { 2011년 06월04일 :: }   트라우마   662
282 { 2011년 04월27일 :: }   한강의 새들   627
281 { 2011년 03월30일 :: }   빡치는 광고   693
280 { 2011년 03월19일 :: }   천국이 있다면...   627
279 { 2011년 03월04일 :: }   최근에 읽은 가장 무서운 이야기   629
278 { 2010년 12월31일 :: }   내가 빈둥거리는 이유   727
277 { 2010년 12월16일 :: }   동물이 말을 한다면...   636
276 { 2010년 12월15일 :: }   폐허 이후   625
275 { 2010년 12월09일 :: }   닭의 진실   612
274 { 2010년 12월08일 :: }   이해 할 수 없는 일 들   701
{ 2010년 12월02일 :: }   원망 할 사람이 필요해   702
272 { 2010년 11월09일 :: }   BBC 단편 애니 다섯편   652
271 { 2010년 11월08일 :: }   돈을 모을 때는 날파리들을 조심해라.   648
270 { 2010년 10월28일 :: }   빨간 알약   786
269 { 2010년 10월23일 :: }   책임지지 않는 사랑   732
1 [2][3][4][5][6][7][8][9][10]..[15]  ≫ SEARCH
Copyright 1999-2020 Zeroboard / skin by GGAM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