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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치 잠들다..
 2009년 12월16일 ( )  부루넷의 일기  VIEW : 684
Pitch.jpg (83.5 KB), Down : 36


어제 찍은 피치의 마지막 사진
8년6개월의 생을 마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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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 바쁘고 정신적으로도 힘들던 시절 아이들과 친구가 되고 내 위안이 되어줄 친구로 쥐만큼 작던 닥스훈트를 한마리 데려왔다.

닥스훈트가 활발하고 활동적이라지만 우리 피치(딸이 지어준 이름)는 참으로 얌전했다.
새끼도 건강하게 5마리나 낳았다..
낯선사람이 들어오거나 문간에 어슬렁거리지 않으면 짖지도 않고..눈치도 빠르고 똑똑하고 착했다.

그런데 애들 아빠를 참 무서워했다.
예뻐해주지도 않으면서 집안에다 오줌싸거나 그러면 큰소리로 야단치곤했기 때문이다.
호랑이띠라 그런지 애완동물들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특별히 미워하거나하진 않았다..

요즘 자꾸 집안에다 똥을 싸서 주로 베란다에서 살았기에 방석이외에 지붕있는 집도 마련해주고 담요를 꿰매만든 방석과 푹신한 쿠션도 깔아주었다.

어제오늘은 너무 추워서 집안에서 지내도록 했다.

오전부터 오랜만에 외출을 했다. 오후 늦게까지 일을 보고 들어왔는데 ,애아빠가 강아지가 방마다 똥을 싸서 내쫒았다고 하길래 밤에 들여 놓을 생각으로 집안치우고 저녁도 먹었다.

그런데 계속 피치가 이상한 소리를 내며 운다.
개껌이라도 하나 주면 진정할까 했는데 그 좋아하는 개껌을 먹지도 않고 울기만했다.

나가보니 기운이 하나도 없다. 일으켜세워도 비틀비틀...
뭔가 이상하다..침도 흘리고..
그래서 동네 병원에 데려갔더니 ..개가 쇼크를 먹었단다.
무엇엔가 크게 놀랐고 혈액순환이 안되서 저체온증도 왔다고 한다.

항문도 벌어져있고 상당히 심각한 상태인데 응급조치로 주사를 놔줄테니 두시간이내 체온이 오르지않으면 큰병원으로 데려가라고 했다.

집에와서 난로앞에 눞히고 발맛사지를 해주며 핫팩을 렌지에 넣고 돌리는데..
한번 쳐다보더니 꼬리를 살살 흔들기에..아 나을것 같다 했는데..
남편보고 당신때문에 놀란것 같으니 미안하다고 쓰다듬어주라고 하니 민망해하면서 피치에게 다가왔다.
그런데 개 눈빛이 이상하다. 촛점을 잃고 갑자기 코와 입에서 피가 뿜어져나온다.

급하게 옷입으며 동물병원에 전화하니 폐동맥이 파열된거라고 빨리 큰병원에 가라고 했다.


마침 막히는 동네인데다가 퇴근시간...
길은 막히고..7분이면 갈 거리를 40분이나 걸려서 갔다.
도착했을때는 이미 폐에 피가 가득찻고 심장도 거의 멎었다고 했다.
원장은 피를 쏟았을때는 이미 가능성은 없었다고 했다.
동물은 아무리 감기려해도 눈을 못감는다고 한다.

아직 체온이 남아있는 녀석을 깔개에 잘 싸서 돌아왔다.
장례비용만해도 최소15만원이고 경기도까지 가야한다.
아이들때문에 당장 그럴 시간도 없고...녀석을 불에 태우고싶지도 않다.


멀쩡하고 건강하던 녀석이었다.
나이가 있어서 살도 좀 찌고 배도 늘어졌지만 아주 건강했다.
그런데 어떻게 갑자기 폐가 터져 죽는지?
병원원장님은 부검을 해봐야겠다지만 비용도 비용이거니와 이미 죽은 개를 갈라봐서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아이들도 다 크고 마흔이 넘었지만 이렇게 애완동물의 죽음을 여전히 받아들이기가 힘들다.
사진도 동영상도 많이 남겼는데..이 상실감을 어쩐다지..

이 추위에 언땅을 파고 녀석을 묻을 일도 걱정이지만...
고혈압이 있는데 추위게 노출되어 혈관이 터질 수도 있다지만..이런경우는 드물다고..
차에 친게 아니냐는데 집안에서 나간적도 때린적도 없는데...
그저 평소처럼 방안에 똥 싼거에 대한 벌로 베란다로 내쫒았을뿐인데...

남편도 미안한 모양인지 아무말도 안한다...

어떻게 반나절만에...

너무너무 슬프고 속상하다..
딸에게 뭐라 이야기 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초등학교때부터 고등학교때까지 그렇게 좋아하던 친구였는데...
무슨 이야기를 들어야 이 상황을 극복할지 모르겠다.


이 감정에 익숙해지기가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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